오펜하이머를 극장에서 처음 봤을 때 나는 러닝타임 180분 내내 등받이에 기대지 못했다. 폭발 장면이 대단해서가 아니었다. 한 인간이 무언가를 만들어놓고 그것이 세상을 어떻게 바꾸는지를 지켜보며 느끼는 공포, 그 공포가 3시간 내내 관객석을 짓눌렀다.집에 돌아온 뒤 나는 바로 노트북을 열었다. 영화가 실화를 얼마나 충실하게 담았는지 궁금했기 때문이다. 크리스토퍼 놀란이 원작으로 삼은 책 '아메리칸 프로메테우스'를 주문했고, 관련 자료를 이틀 동안 읽었다. 이 글은 그때 정리한 것들이다. 영화와 역사 사이에서 무엇이 같고, 무엇이 달랐는지를 짚어본다.오펜하이머(2023)는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이 연출한 전기 영화로, 카이 버드와 마틴 셔윈이 쓴 퓰리처상 수상작 '아메리칸 프로메테우스(American Pro..